Italy/Firenze 별일없이 산다

Portovenere에서 페리타고 들어가 작은 섬에서 해수욕을 했다. 주인 아주머니께서 빌려주신 스노클링 장비로 바닷속 물고기도 구경하고 희수는 예상외로 물을 무서워해서 바닷가에서 자갈을 가지고 놀았다. 셋다 새카맣게 타서 돌아오는 배에서는 다른 아기엄마들을 만났다. 희수또래 아기들 가족 여행자들. 우리처럼 멀리서 온 건 아니었고 여기가 고향이라고 했다. 챠우챠우. 본죠르노. 이제 좀 이탈리아 인삿말이 입에 붙지만 이탈리아어로 말하면 도통 무슨말안자 알 수가 없다, 짬짬이 들여다봐도 역사 벼락치기는 불가능이다.

다음날 아침도 해수욕. 그리고 아쉬운 마음으로 동네를 둘러보고. 그 다음날. 짐을 싸서 작은 마을을 나와 피렌체로 향했다. 기차를 타면 좋은게 희수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덜컹덜컹이긴 하지만 급제동 급정거가 없으니. 신나게 움직이던 녀석은 피린체에 다와서 잠이 들었고 유모차에 눕혔다. 피렌체 기차역은 종착역. 말뚝이 박힌 길 막힌 곳에 기차가 멈추어섰다.

숙소로 가는 길, 오래된 도시의 탁한 색을 여행자들이 가득 매워 생기를 불어 넣고 있는 걸 보았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에 나온 피렌체 두오모가 언뜻 언 뜻 보였다. 내가 피렌체에 오다니.... 그런데 숙소가 3층이라니 계단타고 가야한다니. 러기지가 2개, 유모차, 배낭, 숄더백 그리고 12kg의 15개월짜리 베이비. 고생스러워도 내가 자초한 고생임을 기억하며 이를 앙물었다. 숙소 앞에는 손바닥만한공터가 있어서 희수가 뛰놀 수 있겠다 싶어 좋아했는데 모기지옥 개똥밭 ... 역시 사람사는 동네라기보다는 관광도시여서 그런지 이런 면에선 참 별루였다. 늘 담배냄새에 굴러다니는 쓰레기들이 가득.

하지만.. 그래두. 이런 고생과 땡볕의 피곤이 녹아내린건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내려다 본 피렌체.

너무 더워 해질녘 올랐다. 그 수많은 계단을 희수는 잘 걸어 올랐다. 중간에 고비가 있었지만 들쳐엎고 올랐다. 요고 해내고 나니 두오모 460여개 개단도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아찔한 상상도 해본다. 남산타워에 사람들이 기념사진 찍는 느낌도 났다. 그 속에서 사진 좀 찍고 또 희수는 강아지를 만나 인사 좀 나누고. 집으로 가는 길. 그날 저녁은 뭘먹었더라. 먹는게 일이다. 숙소는 B&B로 예약을 했는데 화장실도 방에서 나와 멀리 떨어져있고 부엌 쓰는 것도 자유롭지 않아 불편했다. 아이와 여행할 땐 몇가지 원칙을 정하자 싶었다.

1. 부엌, 냉장고 딸린 방
2. 화장실 딸린 방
3. 욕조 있는 화장실
4. 낮은 층 혹은 엘레베이터가 있는 건물
..
고로 돈을 많이 벌자

요 목록은 나중에 또 생각나면 추가해야지.

하. 이제 Siena근처에 있는 숙소로 떠난다. 차를 렌트해서 Firenze-Siena-Rome 이런 경로를 이동하려는 계획이다.
그런데 유럽지역은 차가 대부분 수동이라서 걱정이었다. 1종 보통 면허 소지자이긴 하나... 고 트럭만 몰고 줄곧 오토를 몰았단 말이에요. 그래도 도전! 며칠전부터 유투브로 공부하고 마음으로 운전하고,,, 그런데 운좋게도? 자동기어 차를 받아서 안심반 아쉬운맘반.

나 길치야? 희수 카싯이랑 gps사려고 마트에 빠져야되는데 곧바로 고속도로 타버려서 그길로 그냥 숙소로 갔다. -.- 그때부터 남편이 날 못믿고 운전때 뺏어갔다 흑흑.


Italy/Pisa-La spezia-Portovenere 별일없이 산다

퀠른 본 (Köln/Bonn) 공항에서 피사(Pisa) 갈릴레이 국제공항으로 1시간 반정도 날았다. 오는 길에는 이태리 북부인지 스위스인지 하는 곳을 내려다 보았는데. 눈덮힌 산, 에메랄드빛 물줄기가 잠깐 내려서 한번 봤으면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항공기(Germanwings)와 간단히 기내간식으로 준 프레즐 치즈 샌드위치가 아주 맘에 들었다.

피사 공항 안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버스표와 라스페찌아(La spezia)로 가는 기차표를 구매했다. 기차안에서 희수 녀석 쫓아다니느라 진 다빼고 드디어 종착역에 도착했을땐 아주아주 친절한(반어임을 알립니다) 뚱보 택시기사아저씨가 우리를 페리 선착장까지 태워다 주었다. La spezia에서 포르또베네레(Portovenere)로는 버스로도 갈 수 있고 페리로도 갈 수 있는데 버스는 길이 너무 구불구불해서 페리를 타보려고 했었다. 15:30이 마지막 배라는 걸 알았지만 고 택시기사아쟈씨가 배 많다고 예쁜 거짓말을 하셔서 .... 마지막 페리는 1분 차이로 놓치고 말았고 더이상 배는 없었다.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우리가 앞으로 4일간 머물 Portovenere라는 작은 바닷가마을로 들어왔다.

버스에서는 바르셀로나에서 왔다는 스페인 사람이 우리가 길을 잃은 줄 알고 말을 걸어왔다. 남편, 딸과 함께 여행중인 그 사람은 이곳이 아주 아름답고 좋은 곳이라고 했다. 조금 대화를 나누고 어디서 내려야하는지 도움도 받았다. 여기 휴가차 오래 머물어서 그런지 현지인 처럼 길을 잘 알았다.

아침에 짜증안부리기 약속을 해서인지 우린 비교적 아름다운 모습으로 숙소에 도착했다. 주인 아주머니네는 오래된 가구들 사진들이 많이 있었고 숙소는 깔끔하다. 주인 아주머니가 재봉틀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걸 만드시냐 물었더니 손님들을 위해 천가방을 만들어 하나씩 주고 있다고 했다. 하나 골랐다.

다나, 푸마라는 개가 두마리, 고양이가 한마리. 푸마는 점잖고 다나는 수줍음이 많다. 둘다 순하다. 희수는 지난 여행에서 만난 스핏이라는 강아지의 기억때문인지 개한테 관심이 많고 그 덕택에 다른 물건에 손을 대고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아 좋다. 하지만 여전히 개를 약간은 무서워해서 내가 곁에 있어야하고 강아지를 자기대신 어루만져주기를 원한다.

주인아주머니의 친절한 안내에 그간의 고단함을 잊고 소개해주신 식당으로 갔다. 나는 Pasta pesto를 시키고 오빠는 홍합요리를 시켰다. 오는 길엔 마트에 들러 군것질 거리를 사고 복숭아도 샀다. 희수는 유모차에 앉아 복숭아를 사기도 전에 배어물었다. 배가고픈가.

집에와서는 목욕을 무서워하는 희수를 유인해서 둘다 목욕 후 발코니 의자에 희수랑 앉기도 해보고. 졸린 희수는 자꾸 말없이 몬가를 한다. 귀여운 것.

아홉시쯤 희수는 젖먹다가 잠이 들고.

남편과 발코니에서 아이스크림 먹고... 아 졸린다. 이탈리아어 배워보려는 시늉하는 내 곁엔 앞으로의 여행에 대해 알아보는 남편. 피사-투스카니-피렌체 여행 경로는 차로 이동하자는 데, 이탈리에서 운전하는 것이 좀 겁난다. 그것도 수동으로 해야한다면 남은 며칠간 유투브 비디오로 1종면허의 기억을 되살려내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까짓것.

지난 일주일,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 새삼 깨닫는다. 건강한 신체로 여행다닐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지. 내 마음은 왜이렇게 쉽게 지치고 상처받는지, 때로는 어리석은 내 모습에 스스로가 미워진다. 엄마가 되고 되려 남 배려 못하고 어리광이 많아진 느낌.

남편이 우리를 이끌고 다니느라 조금 긴장을 했는지 컨디션이 좋지 않다. 여기서 긴장도 풀고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겼으면. :)

Germany/ Bonn, Köln 별일없이 산다

남편이 지내던 숙소에서 이틀밤 묵기로 했다.
좁디좁은 방. 하지만 공짜니까 꾹참았다.
사실 구리단 생각 별로 안들었다.
본이라는 도시의 분위기의 차분함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나

독일.
1. 수압이세다
2. 뜨신물이 정말 앗뜨겁다.
3. 독일어 생각보다 듣기좋다.

남편이 다니던 연구소앞에 궁전길이 나있고 노오란 궁전은 정말이지 그림에서만 보던 것 같았다.
희수가 그 잔디에서 많이 놀았고 지나가는 개들, 사람들, 아기들을 쫒느라, 그런 희수를 쫓아다니느라 고생이었다.
그리고 집으로 오는길에 구경했던 집들의 손바닥만한 정원에서 유럽을 느꼈다면 넘 웃긴가.

여행중엔 유모차가 말썽이었다.
집에있는 멀쩡한놈을 데려오지 않은 걸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후회해봤자 모하남,
그래서 하나 샀다. 독일까지 와서 토이잘어스라니.
웃프면서도 호텔하루숙박비값이야 하면서 서로를 위로했던 남편과 나.

여행자의 시선은 관찰 관찰.. 모든 것이 새롭고 뜻이, 있게 보인다.
희수는 어떨까. 오늘은 이동시간이 많았고 또 응가때문에도 짜증이 많이 났다.
고집도 세고 힘도 세서 어디 다칠까 조마조마 한다.
오래된 성당보다 고앞에 작은 물웅덩이가 더 재밌는 아기인데.
앞으로 더 쉬엄쉬엄 여행할 수 있기를..

아참 근데 내일은 이동시간이 더 긴데.. 후
퀠른 성당에서 기도나 좀 드릴걸

Belgium/ Bruxelles, Leuven 별일없이 산다


3주만에 남편상봉. :)
엄살은 많이 부렸어도
희수가 비행기에서 나름 잘 자주었고 난 남편을 만난다고 설레어 그랬는지 잠은 못자고 비행기에서 프로즌이랑 수상한 그녀 감상했다.
앞으로 또 남편과 떨어질 일이 생기겠지만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들고.
하지만 일주일은 넘기지 않았으면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 내렸다.
여보~
하고 남편이 부르고 유모차에 앉아있던 희수는 아빠를 보고도 멍한 상태.
수화물 찾는 벨트 돌아가는 거 보곤 그렇게 신나하더니. ㅎㅎ

남편은 희수를 보고 싱글벙글 아들바보다.
나는 내리자마자 쫑알쫑알 남편한테 사소한 것 하나부터 열까지 이야기해대기 시작했고 오빠는 또 가만가만 듣고 있다,
오랜만에 보니 어색하다고 ㅎㅎㅎㅎ 우리 부부애 이사람아
가끔 오래 떨어져서 오랜만이 만날 적마다 이런 얘기한다,

아무튼 첫날 이렇게 만나 버스타고 숙소로 향해 짐풀고 씻고 낮잠자고.
일어나 시내에 나가 저녁으로 간단히 파스타.

이튿날은 일레니아랑 알퐁소 만나러 루벤에 기차타고 갔다.
기차는 조용하고 깔끔했다. 오랜만에 기차, 지하철을 타니 진짜 여행온 기분도 들고 설렜다.

친구들과 유모차를 끌고 시내로 나갔다,
과거에 온듯한 기분, 오래된 건물들이 정말 잘 보존되어 있었다,
시청 건물, 성당건물 뿐만이 아니라 다른 상점이 들어선 건물들도.
그 앞에서 사진찍는다고 그것이 실감날게 아니라 거기 앉아 밥을 한끼 먹어야 정신을 차리고 천천히 감상할만핬다.

일레니아 알퐁소, 소피아는 여전했다. 여전히 사랑스러운 소피아.
그리고 밝고 명랑한 일레니아, 척척박사 알퐁소 ㅎㅎㅎ
지난번처럼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지만 과연 언제 우리가 다시 볼 수 있게될까.
지금 소원하는 바에 그땐 더더욱 다가가있기를.

희수가 시차적응을 하느라 피곤해해서 좀 쉬엄쉬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위해서도 ㅎㅎ



Alone again 별일없이 산다

http://youtu.be/w-Mjx4WY2xM

Gilbert O'Sullivan의 Alone again
1972년 발표된 음악이구나 생각을 해보면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 그리고 아주 오래전 부터 사람들은 노래해왔다.
사랑, 인생에 대해서.
나같은 아기나 여직 깨닫느라 정신이 없지.
살면서 겸손해지는 이유다.

아무튼 이 노래 멜로디만 알았지 가사는 처음 들여다 보는데
인상깊다. 멜로디는 발랄하다고 까지 느껴지는데 가사는 무겁고 슬프고.
오히려 그런 작용으로 누구나 그렇다고 위로하는 느낌이 든 걸까.

며칠 뒤 잠시 방문했던 친정엄마랑 승근이가 한국으로 돌아간다.
Alone again naturally.
그래두 희수가 있구나 담달이면 유럽으로 건너가 남편두 다시 만날거구.
You are not alone~~~ 모 이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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